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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5
항상 '인생은 레벨 업이 아니라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이다'라고 믿는데, 옛날의 나보다 지금의 내가 더 레벨 업한 버전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옛날의 나로부터 지금의 나까지를 모두 다 품은 내가 더 스펙트럼이 넓어졌다고는 할 수 있겠다. 그리고 더 넓어진 나야말로 더 나아진 나일지도 모른다.
p85
아무리 이타적이고 겸손한 사람이라 해도 두뇌의 저 깊숙한 곳에서는 자신의 생존을 최우선으로 둔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객관화에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러 사람과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해도 내가 한 몫이 더 커 보인다. 나는 내가 한 부분의 모든 디테일과 그에 들인 시간과 매 순간의 판단 과정을 전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남이 한 부분에 대해서 더 열심히 보려는 노력을 해야만 비로소 형평에 맞는다.
p112
세상사에서 좋은 점을 발견하려고 노력하는 일은 결국 본인의 환경을 더 나은 것으로 여기게끔 한다.
p124
이후로 경각심을 갖고 관찰해보았더니 대체로 남자 직원들은 회사에 자신의 성과를 어필하고 연봉을 더 높이 부르며 협상하는 데 거부감이 없었다. 이상하게도 여자 직원들은 자신이 일만 잘하면 회사에서 알아서 성과를 인정해주리라고 믿었다. 이것도 겸손병의 일환이다. 제 입으로 말하지 않는 한 회사가 알아서 챙겨주는 일은 없다.
p146
한국말은 말하는 사람에게 책임이 있지 않고 듣는 사람에게 책임이 있다. 그리고 듣는 사람은 상대가 말하지 않는 것까지 들어야 한다. 게다가 이 책임은 주로 관계에서 지위가 낮은 사람에게만 지워진다. 그러니 내가 관계에서 높은 지위를 차지하면 나는 말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눈치껏' 나의 비위를 맞추게 된다(물론 상대가 어려워서 차마 말하지 못하는 것, 또는 나를 위해 상대가 굳이 말하지 않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은 높은 차원의 능력이다. 그것은 때때로 대화와 관계를 아름답고 풍성하게 하지만, 그것만으로 이루어지는 대화나 관계는 인간계에서는 불가능하다).
p147
상대는 당신이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만큼 납작한 세계가 아니다.
p162
현시대의 지성에는 여러 다른 배경을 지닌 사람들에게 무례를 범하지 않도록 스스로 가이드라인을 계속 업데이트하는 능력 또한 포함된다. 거기에는 평등에 대한 예민한 저울과 같은 감각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이것이 매너가 아닌 지성의 영역이라고 믿는다.
읽은날: 2021. 05. 24.~2021. 05. 25.
어쩌다보니 이분 책을 세 권 째 읽었다.
아니 어쩌다보니는 아니고 한 권 읽고나서 다른 것도 찾아 읽었다 ㅎ
뭔가 읽다보면 구구절절 옳은 말씀입니다! 하면서 읽게 된달까
가끔 '이게 성별의 문제인가?' 싶었지만 뭐 내가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나와 내 주변 몇몇 뿐이니까 그런가보다 하게 되고, 그렇게 생각하니까 '역시 이것은 성별의 문제였던 건가?' 하게 되고, 내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있다고 여겼던 일들도 실은 나의 생각이 아니라 나도 모르게 주입당한 사회의 분위기에 기반한 것들이었던 것일까 하게 되고.
한때는 '당연한 일'로 생각되었던 것들이 이제 더 이상 '당연하지 않은 일'로 보이게 되는 게 새삼 신기하다.
인생은 레벨업이 아니라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이라고 했지만 이런 관점에서 보면 레벨업도 맞는 것 같다.
몰랐던 것을 알게 되는 것과, 잘못 알고 있던 것을 제대로 알게 되는 것은 좀 다른 게 아닐까 싶어서.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어쩌면 나는 내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괜찮은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ㅎㅎ
이거 할 수 있겠냐 하면 아니요 못할 것 같은데요 하는 생각이 항상 먼저 들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다 했으니까,
좀더 자신감을 가져도 될 것만 같은 그런 생각! 하하하하
좀더 스스로를 믿어도 될 것 같다는 그런 말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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