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읽은 날: 2021.03.03.~2021.03.06. / 2021.03.29.~2021.03.30.

책모임: 2021.03.07.

 

 

책은 아주 조금밖에 안 읽었지만(아직) 서문을 읽으면서 생각한 건, 이분 말이 엄청 많다는 것?

그리고 '이것이 영국 감성인가' 하는 것을 느꼈다. 

멋진징조들을 읽을때 느꼈던 것과 거의 유사한 그 어떤 특유의 감성이 있었달까...

 

시리즈 전체를 다 읽는게 올해의 책모임 목표 중 하나이기 때문에 아마 2권 읽기 전에 책은 마저 읽지 싶다.

 

---

 

2021.03.30.에 덧붙임

 

역시! 2권을 읽을 때가 되니 다 읽었도다!

영화를 먼저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고, 그래도 영화를 봤으니 끝까지 읽을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그담에 들었다.

그리고 읽다보니 재미있네요 ㅋㅋㅋㅋ 영국식 블랙코미디!

 

 

 

 

p96

포드 프리펙트가 인간들에게서 가장 이해하기 힘든 점 중 하나가 무지무지하게 명백한 사실을 계속해서 말하고 반복하는 버릇이었다. 가령 '날씨가 좋군요'라든지, '키가 크시네요'라든지, '맙소사, 삼십 피트는 족히 떨어진 것 같은 꼴이군, 괜찮니?' 같은 말들이 그랬다. 처음에 포드는 이 기이한 행동을 설명할 수 있는 어떤 이론을 만들었다. 인간은 계속해서 입을 움직이지 않으면 입이 딱 굳어버리는가보다 생각한 것이다. 몇 달 동안 관찰과 고찰을 해본 끝에, 그는 이 이론을 포기하고 새로운 이론을 정립했다. 인간은 계속해서 입을 움직이지 않으면 머리가 작동하기 시작한다는 이론이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이 이론 역시 단념했고, 거추장스럽기만 한 냉소주의도 포기했다. 그는 결국 자신이 인간들을 꽤 좋아한다고 결론지었지만, 이들이 모르고 있는 그 수많은 것들을 생각하면 언제나 지독하게 걱정스러웠다.

 

p154

트릴리언은 자포드가 그렇게도 멋지고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올 수 있었던 주된 이유가 사실 자신이 하는 일이 어떤 중요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데 있지 않았을까 자문해보았다.

 

p169

트릴리언이 자포드와의 관계에서 겪는 주된 어려움 중 하나는 자포드가 사람들을 무장해제시키기 위해서 멍청한 척할 때와, 자신이 생각하기 귀찮은 일을 다른 사람이 대신 해주길 바라서 멍청한 척할 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정말 이해하지 못해서 그 사실을 감추기 위해 터무니없을 정도로 멍청한 척할 때, 그리고 정말 진짜로 멍청할 때를 구별하는 일이었다. 그는 깜짝 놀랄 만큼 영리한 사람으로 유명했으며, 의심할 여지 없이 사실 똑똑했다. 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었고, 그건 자포드 자신도 분명 염려하는 점이었다. 그래서 그런 시늉을 하는 것이었다. 그는 사람들이 자신을 깔보기보다는 자신에 대해 어리둥절해하기를 바랐다. 이것이야말로 트릴리언에게는 다른 무엇보다도 정말 바보스럽게 보였다.

 

p177

"우습군요. 사는 게 이보다 더 나빠질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바로 그 순간 인생은 갑자기 더 곤두박칠쳐버리니 말이에요."

 

p277

"인생이란, 싫어하거나 무시할 수는 있어도 좋아하기는 어려운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