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는 삶을 살고 싶었는데 아직까지 버린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 오히려 더 움켜쥐려고 해온 것 같다. 물건뿐만 아니라 내 몫이 아닌 걱정근심까지도 모두 끌어안고 혼자 끙끙대며 살고 있었던게 아닌가. 다 내려놓고 물 흐르듯 흘러가는 삶을 살 수 있을까? 언제든 여행을 떠날 사람처럼 살 수 있을까? p.36 아프리카의 어느 부족은 인간이라는 존재를 물질이 아니라 한 덩어리의 순수한 힘으로 보았다. 힘이 커지면 어른이 되고 힘이 완전히 사라지면 다시 자연의 일부로 돌아간다. 죽는 것이다. 힘은 좋은 공기와 물, 자연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강해지고 반대의 경우 약해진다. 권력자는 사람들로부터 힘을 많이 받는 사람이고 또 그 힘을 잘 나누어주는 사람이다. 그들에게 훌륭한 인간이란 많은 것을 소유한 자가 아니..
p37 '닥치는 대로' 산 것은 전적으로 내 책임이다. 다른 사람이나 세상을 원망할 수 없다. 세상은 제 갈 길을 가고, 사람들은 또 저마다 자기 삶을 살 뿐이다. 세상이, 다른 사람이 내 생각과 소망을 이해하고 존중하고 배려해준다면 고맙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세상을 비난하고 남을 원망할 권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소극적 선택도 선택인 만큼, 성공이든 실패든 내 인생은 내 책임이다. 그 책임을 타인과 세상에 떠넘겨서는 안 된다. 삶의 존엄과 인생의 품격은 스스로 찾아야 한다. 죄악과 비천함에서 자기를 지키는 것만으로는 훌륭한 삶을 살 수 없다. 악당이나 괴물이 되지 않았다고 해서 훌륭한 것은 아니다. 무엇이 되든, 무엇을 이루든, '자기 결정권' 또는 '자유의지'를 적극적으로 행사해 기쁨과 자부심을 ..
언젠가 '디저트를 좋아하여 디저트를 찾아다니며 먹는 모임을 만든 남자 어른'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었다. 누군가 발췌해 놓은 그 부분만 읽어서 이런 엄숙한 제목을 가진 책을 쓰는 사람일 수 있다는 건 생각하지 못했는데. 편견이란... 하지만 책을 읽는 중 많은 시간을 웃느라 정신이 없었고, 에필로그를 읽으며 "미쳤나봐"를 연발하고 나니 '과연 만화책을 좋아하고, 맛있는 디저트를 먹으러 다니며, 미술관까지 섭렵하는 남자 어른이구나' 싶었다. 역시 편견이란.. 죽음은 예상치 못하는 순간에 온다. 몇 번의 경험을 통해 결심한 것은 할 수 있을 때 하고 볼 수 있을 때 보자는 것이다. 특히 사람 사이의 일에서는 되도록이면 미루지 않으려고 한다. 예전에는 밤이 늦어서, 할 일이 있어서, 귀찮아서 다음에 보자고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