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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독수리와 하늘을 나는 백일몽 같은 건 꾸지 않는다. 진흙을 파서 저녁거리를 장만해야 하는 아이는 상상력이 납작해져 빨리 어른이 되나보다. 엄마의 선드레스는 이제 품이 낙낙하게 맞았고 기장도 무릎 바로 아래로 떨어졌다. 엄마 키를 따라잡고도 남은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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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자신만만하고 핸섬하고 늘씬했던 제이크는 이제 초라하게 전락한 자신의 진짜 모습을 감당할 수 없어 술을 마셨다. 습지에서 싸움판을 벌이고 술을 마시고 욕을 퍼붓는 도망자들과 어울리는 건, 이제까지 제이크가 했던 그 어떤 일보다 쉬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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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기척을 기다리지 않는 건 해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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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상처받은사람들이, 아직도 피 흘리고 있는 사람들이, 용서의 부담까지 짊어져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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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를 타고 출발하면서 카야는 다시는 이 모래톱을 보지 못할 거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주 짧은 찰나 나연이 모래의 각도를 정확하게 비춰 스치는 미소를 빚어냈다. 다음번 조수가 빠지면, 다음번 급류가 닥치면 또 다른 모래톱을 조각하고 또 다른 모래톱을 빚어내겠지만, 이 모래톱은 또다시 생겨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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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조개껍데기 속에 살아 있는 생물이 산다는 걸 쉽게 잊는다.
23.11.02.~23.11.26.
밀리의 서재.
결말은 예상할 수 있었지만, 거기까지 가는 과정이 지루하지 않고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풍경 묘사가 아름답다고 누군가가 극찬을 했는데, 과연..!
쉬엄쉬엄 읽어서 오래걸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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