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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많이 듣게 된 말 중에 하나가 정치적 올바름, 피씨함이었는데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정치적 올바름은 과연 진보라고 할 수 있는가?'를 주제로 한 토론(미국사람, 영국사람, 캐나다사람 4명이 토론함)을 옮긴 것인데, 좀 어렵게 생각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흥미로웠고 재미있게 읽었다. 종이책으로 소장하고 싶은 마음 있음.

 

다만 이 토론에 대해 아쉬웠던 점은, '정치적 올바름은 과연 진보라고 할 수 있는가?'가 주제였는데 '정치적 올바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토론으로 끝난 것 같다는 점.

그리고 주제를 계속 상기시키며 토론의 흐름을 원래 주제로 돌리고자 노력하신 스티픈 브라이 옹께 심심한 위로와 격려를 보냅니다.

 

 

 

7%

정치적 올바름의 목적이 '다양성'을 기리기 위함이라면, 그 다양성은 의견의 다양성도 끌어안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의미가 없어요.

 

8%

좌파가 저지르는 커다란 오류 중 하나가 뭔 줄 아세요? 적의 명석함을 과소평가하는 것입니다. 트럼프 일가는 우리가 지성의 기반으로 생각하는 신성한 인문서를 읽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트럼프 일가가 똑똑하지 않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그들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짓이죠. 역사가 보여줘요. 정말 바보 같은 짓입니다.

 

19%

표현의 자유 문제가 정치화된 까닭이 뭔 줄 아세요? 만약 집단주의적 시각을 채택한다면, 표현의 자유라는 것은 케케묵은 생각이며 공상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자신이 자유롭게 말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당신은 그저 자신이 가진 특권을 표현하고 있는 거랍니다."

 

37%

정치적 올바름 개념은 여성, 인종 혹은 성소수자들이 차별을 극복하고 그런 차별이 실재한다고 주장하기 위한 시도를 비합법적인 것으로 만드는 데 사용될 수 있습니다.

 

53%

집단 정체성 개념은 그 집단과 함께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정체성을 알릴 필요가 없는 집단이 시작했죠. 당신이 통제할 수 있는 입장이면 당신이 누구인지 알릴 필요가 없어요. 수많은 백인 형제자매들은 자신을 수많은 민족 혹은 집단 중 하나로 보지 않습니다. "나는 그냥 미국인이야, 캐나다인이야. 당신은 왜 우리같이 될 수 없지? 왜 그 편협한 집단 정체성을 초월하지 못하는 거야?"라고 말하는 거죠.

그런데 지금까지 소외된 사람들의 집단 정체성을 각인한 것은 현재 도전을 받고 있는 지배적 집단입니다. 그 점은 확실합니다. 도전이 있어요. 그리고 일종의 유토피아적 상황을 상상하는 것에 대해서는 저도 프라이 씨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이 문제가 어떤 식으로 해결될지에 대해 근사하게 은유적 표현을 하는 건 멋진 일이죠. 하지만 그건 현실이 아닙니다. 진짜 세상에는 중요한 문제가 있어요. 먼저 말할 것은 사람들의 몸입니다. 사람들의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예요. 사람들이 폭행을 당하고 죽임을 당합니다. 섹슈얼리티와 인종 정체성 때문에 다치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어요.

 

58%

트럼프, 영국의 브렉시트, 유럽 전역의 이민 배척주의자들, 이들이 득세하고 성공하는 이유는 우파가 승리해서가 아닙니다. 좌파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실패를 하고 있기 때문이죠.

 

75%

현재 사회에서, 즉 자유로운 캐나다 사회나 자유로운 미국 사회에서 정치적 올바름이라고 비쳐지는 것을 바라볼 때, 우리는 분개함의 정치가 만들어낸 심각한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한때 지녔던 힘을 더 이상 가질 수 없다는 것, 절대적으로 누렸던 자유를 이제는 나눠야 한다는 것에 분개하는 거죠.

저는 정치적 올바름이 골칫거리가 되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제 오른쪽에 앉아 있는 두 신사 분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반드시 두 분이 생각하는 것처럼 된 것은 아닙니다. 저는 힘을 사용하고 특권을 누려온 사람들이 그들만의 특별한 경우를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에 골칫거리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캐나다와 미국의 자유로운 시민인 우리는 다른 사람의 인간성을 존중할 방법을 알아내야 합니다. 그들 개인의 존재, 어떤 특정 집단이 번영하는 것을 방해해온 장애물이 거둬졌다는 사실을 존중해야 합니다. 그게 바로 제가 생각하는 정치적 올바름입니다.

 

79%

자유주의자들이 자유를 요구하면서 오히려 자유를 제한하고, 포용성을 주장하면서 배타적이 됩니다. 또한 이질성을 인정하자고 말할 때 동질적이 된다는 게 이상한 역설이지요. 그리고 다양성을 주장하면서 다양성을 띠지 못하는 거예요. 자신이 다양성을 겸비했다고 말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면서 정작 의견과 언어, 행동은 다양하지 못할 수 있다는 거죠. 그건 정말 슬프게도 유감스러운 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