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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읽기

파친코 2_이민진

studioH 2021. 12. 29. 23:51

 

 

p220

"잘 들어. 네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이 나라는 변하지 않아. 나 같은 조선인들은 이 나라를 떠날 수도 없어. 우리가 어디로 가겠어? 고국으로 돌아간 조선인들도 달라진 게 없어. 서울에서는 나 같은 사람들을 일본인 새끼라고 불러. 일본에서는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아무리 근사하게 차려입어도 더러운 조선인 소리를 듣고. 대체 우리 보고 어떡하라는 거야? 북한으로 돌아간 사람들은 굶어 죽거나 공포에 떨고 있어."

 

p314

"미국에는 강꼬구징韓國人이나 조센징朝鮮人이라는 게 없었어. 왜 내가 남한 사람 아니면 북한 사람이 돼야 하는 거야? 이건 말도 안 돼! 난 시애틀에서 태어났어. 우리 부모님은 조선이 분단되지 않았을 때 미국으로 갔고."

 

p361

"일본은 절대 변하지 않아. 외국인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거야. 내 사랑, 넌 언제나 외국인으로 살아야 할 거라고. 절대 일본인이 되지 못해. 알겠어? 자이니치는 여행을 떠날 수 없는 거 알지? 하지마 너만 그런 게 아냐. 일본은 우리 엄마 같은 사람들도 다시 받아주지 않아. 나 같은 사람들은 절대 받아들이지 않지. 우리는 일본인인데도 말이야! "

 

p368

두 사람이 일본에 도착한 이후로, 피비가 변했거나 피비를 향한 솔로몬의 감정이 변하고 말았다. 원래는 피비에게 결혼해달라고 프러포즈를 하려고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피비가 자신과 결혼해서 시민권을 얻을 수 있다고 암시하자 솔로몬은 미국인이 되고 싶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실 그렇게 하는 것이 이치에 닿는 행동이었다. 그렇게 하면 아버지도 기뻐할 게 분명했다. 일본인보다 미국인이 되는게 더 나을까? 솔로몬은 일본으로 귀화한 조선인들을 알고 있었고, 그것도 납득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었지만 지금은 그렇게도 하고 싶지 않았다. 언젠가는 일본으로 귀화할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피비의 말이 옳았다. 일본에서 태어나 남한 여권을 갖고 사는 것은 이상한 일이었다. 솔로몬은 귀화하는 방법을 배제할 수 없었다. 다른 조선인들은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르겠지만 솔로몬은 더 이상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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