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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2

자기 자신이나 세상에 대한 인식이 너무 부풀려질 때 에고는 스스로를 둘러싸고 있는 현실을 왜곡하기 시작한다.

 

p55

에고에 휘둘려 자기가 하는 일에 감정적으로 몰입하면 이성적인 분별력을 잃어버리기가 무척 쉽다.

 

p62

사람들은 어떤 출발점에 서 있을 때 긴장하고 흥분하며, 위로와 격려를 필요로 한다. 내가 나 스스로를 다독여보지만 여기에는 한계가 있고 그것으로 충족되지 않는다. '안'이 아니라 '밖'에서 위안을 구하려고 한다. 타인의 믿음과 확신의 말들을 듣고 싶어 한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약한 측면이다. 결국 최소한의 것을 하면서 가능한 한 밖으로부터 많은 관심과 신뢰를 받으려고 하는데, 나는 바로 이런 측면을 에고라고 부른다.

 

p64

"단순한 잡담은 실질적인 대화를 앞지르며, 생각 중인 것을 입 밖으로 드러내는 일은 실제 행동을 선수침으로써 그 행위를 약화시킨다."

 

p65

말은 사람을 고갈시킨다. 말과 행동은 한정된 자원을 놓고 경쟁을 벌인다. 어떤 일을 하는 동안 그에 대해 말을 하는 것만으로도 그 일과 관련된 통찰력은 상당한 수준으로 줄어든다. 그 일에 대해서 생각하고 설명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보내고 나면 마치 그 일을 거의 다 이룬 것처럼 느끼기 시작한다. 게다가 주어진 일이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결과는 그만큼 더 불확실해서 자꾸 얘기를 하게 되고, 또 그만큼 실제 행동에서는 점점 더 멀어진다. 심지어 그 일을 보류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인 것처럼 느낄 수도 있다. 실제로 실행해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일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p67

투쟁하기로 선택한 이들은 말하는 대신 구석에서 조용하게 일할 것이다. 내면의 소용돌이를 원료로 삼아서 실질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것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평온함으로 향할 것이다. 그들은 행동하기 전에 남들에게 먼저 인정받으려는 충동을 무시한다. 혹은 남의 시선을 즐기는 사람들이 결국 자기보다 더 나은 결과를 얻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초조해하지도 않는다. 사실 진짜 일을 하느라 바빠서 다른 것은 하지도 못한다. 그들이 입을 열 때는 애초에 의도했던 목적을 이미 달성한 때이다.

 

p72

"중요한 사람이 될 것인가, 아니면 중요한 일을 할 것인가. 인생을 살다보면 분명히 이 갈림길에 서게 될 텐데, 바로 그때가 자네가 결정을 내려야 할 순간이라네."

"존재할 것이냐 행동할 것이냐, 자네는 둘 중 어느 쪽을 선택하겠는가?"

 

p73

겉으로 보이는 조건들은 늘 사람을 현혹시킨다. 권위를 가진다는 것과 권위 있는 자리에 앉아 있다는 것은 같지 않다. 어떤 것을 할 권리를 가진다는 것과 올바른 존재라는 것 역시 동일하지 않다. 어떤 사람이 승진한다고 해서 반드시 그 사람이 일을 잘한다는 뜻은 아니며 또한 그 사람이 가치가 있는 존재라는 뜻도 아니다.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는 것은 감동적인 존재라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존재다.

 

p97

인생에서 부딪치는 복잡한 문제나 기회라는 것은 대담함과 용기를 가지고 뛰어들어야 하는, 누군가의 발길이 닿지 않은 깊은 연못과 같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먼지로 뒤덮여 한 치 앞도 보이지 않고 수많은 반대로 막혀버린 길과 같다. 이런 상황에서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열정이 아닌 명확함, 계획적인 신중함 그리고 방법론적인 확인이다. 하지만 우리가 취하는 태도는 대부분 이것과 거리가 멀고 현실은 달콤하지 않다.

 

p124

자신의 에고를 잘 다스려온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함부로 대한다고 해서 자기의 격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격이 떨어질 뿐이라는 사실을 잘 안다.

 

p127

언제나 생각만 하는 사람에게 생각할 거리라고는 생각 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

 

p136

선명한 인식을 가지고서 현재를 사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우리는 추상적인 그림의 안개 속에서 살아서는 안 된다. 불편할지라도 손에 잡히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현실에서 살아야 한다.

 

p156

에고가 편안해할 수 있는 곳은 정확하게 이 취향과 재능 사이의 지점이다. 자기 자신과 자기가 하는 일을 바라보면서 만족스럽지 않다는 사실에 불편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이 지점에서 사람들은 종종 허세를 부려 개성이나 충동, 열정 따위로 불편한 진실을 덮는다. 하지만 겸손한 마음으로 자기 재능의 한계와 개선해야 할 점을 분명하게 본 다음, 취향과 재능 사이에 다리를 놓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불편한 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 지속할 수 있는 긍정적인 여러 습관을 들인다.

 

p187

지나간 일들을 놓고 이야기를 만들어내려는 것은 인간적인 충동이다. 그것은 위험하기도 하고 사실과 어긋나는 것이기도 하다. 자기 이야기를 써내려가다 보면 극적으로 만들고 싶어지고 결국 진실로부터 멀어져 오만으로 이어지고 만다.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살아가야 하는데 그 삶이 하나의 이야기로 굳어져버리고, 우리는 그 이야기 속 등장인물이 되어버린다.

 

p190

우리가 무언가를 열망할 때는 타인의 성공 스토리에 감동을 받고 그 길을 그대로 따라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지만 여기에 저항해야만 한다. 목표를 이뤘을 때는 모든 것이 자기의 계획대로 이루어진 척 하고 싶은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 거기에 장엄한 대서사라는 것은 없다. 그와 같은 성공이 일어났을 때 당신은 우연히 거기에 있었을 뿐이다.

 

p193

사람들이 내리는 '천재'라는 평가를 믿는 데에 진정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그리고 자만심에 도취되어 자기 스스로를 천재라고 칭하는 일은 한층 더 위험하다. 경력 뒤에 따라붙는 직책의 꼬리표도 마찬가지다. 사실 기껏 사소한 성공 하나를 거두었다고 해서 우리에게는 '영화 제작자'라거나 '작가', '투자자', '기업가' 혹은 '이사' 등과 같은 꼬리표가 따라붙지 않는가? 이런 것들은 실제 현실과 당신을 일치하지 않게 만들 뿐만 아니라, 최초의 성공을 가능하게 한 실제 전략과도 어긋나게 만들어버린다. 그 결과 미래의 성공은 실제적인 노동과 창의성, 끈기와 행운에 근거한 것인데도 당신이 뛰어나서 모든 것이 가능했다는 식의 근거 없는 환상에 사로잡히고 만다.

 

p198

우리는 모두 자기가 존경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스스로를 입증하기 위해서, 원하지 않는 것을 얻기 위해서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 귀중한 인생을 낭비한다.

 

p202

인생은 그 균형과 타협을 요구하지만 에고는 그것을 용납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왜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답할 필요가 있다.

 

p222

어떤 사람이 자기 분야에서 성공하며 이 사람이 책임져야 하는 내용과 방식은 바뀌기 시작한다. 무엇인가를 직접 실행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은 점차 줄어들고, 반대로 어떤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들어가는 시간은 점차 늘어난다. 리더십의 특성이 원래 그렇다. 이런 전환 과정에서는 자신을 재평가하고 업데이트해야만 한다. 또 예전에 자기가 하던 업무 가운데서 보다 더 즐겁거나 더 큰 만족을 가져다주는 일이라고 하더라도 몇몇은 과감하게 포기해야 한다. 바꾸어 말하면, 자기가 특히 잘한다고 생각하는 특정 분야의 업무를 다른 사람들이 더 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자기보다 그 사람들이 작업에 들이는 시간이 더 유용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이다.

 

p225

만일 내가 내 편을 들지 않으면 누가 내 편을 들겠는가? 

하지만 만일 내가 오로지 내 편만 든다면, 나는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p229

에고는 남으로부터 인정받기 위해서 명예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진짜 자신감은 누가 자기를 인정하든 하지 않든 상관하지 않고 기다릴 줄 알며, 또 자기에게 주어진 일에 초점을 맞출 줄 안다.

 

p230

탐욕스러울 권리 혹은 다른 사람을 희생하면서 자기의 이익을 추구할 권리가 우리에게는 없다.

 

p252

에고가 없는 냉철함에는 불필요한 것과 파괴적인 것을 배제하는 자제력과 관련된 부분이 분명히 깃들어 있다. 자기 이미지에 집착하지 않을 것, 자기보다 아래에 있거나 위에 있는 사람을 경멸하지 않을 것, 특별대우를 바라지 말 것, 분노하고 싸우거나 우쭐대거나 군림하거나 생색내거나 자기 스스로를 엄청나게 중요한 인물로 인식하지 말 것, 바로 이런 것을 추구하자는 말이다. 냉철함은 우리의 성공에 균형을 잡아주는 평형추와 같다.

 

p275

에고는 바로 이런 발상 즉 어떤 것이 공정하다거나 혹은 그렇지 않다거나 하는 생각을 사랑한다. 그래서 시련이 닥쳤을 때 그것이 그럴 만한 것인지 따지고 그에 따라 절망하거나 분노한다. 그러나 당신이 지금 겪고 있는 시련이 당신이 잘못해서 빚어진 결과인지 혹은 당신에게 내재된 어떤 문제의 결과인지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눈앞에 닥친 그 문제는 현실이고 그 문제를 지금 당장 붙잡고 해결해야 하는 것은 당신이기 때문이다. 

 

p280

겸손하고 강한 사람은 자기중심적인 사람들이 맞닥뜨리는 어려움에 부딪치지 않는다. 이들은 불평은 덜하고 자기 자신을 제물로 삼지 않는다. 대신 금욕적인, 어쩌면 즐겁기까지 한 회복력을 가지고 있다. 또 남들이 아무리 인정해주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얼마든지 잘 헤쳐나간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바이고 단순한 성공 이상의 것이다. 특히나 중요한 점은 인생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시련들이 어마무시하게 보이지만 사실 우리에게 그 고난들을 대응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사실이다.

 

p294

인생을 살다보면 모든 것을 올바르고도 완벽하게 처리해내지만 그 결과가 나쁠 때도 있다. 실패하고 존중받지 못하고, 질투의 대상이 되고 또 심지어 세상 사람들로부터 심드렁한 반응을 받기도 한다. 이때 무엇이 우리에게 동기부여를 하는지만을 생각하면 이런 반응은 치명적일 수 있다. 에고가 지배하면 우리는 스스로를 1백 퍼센트 인정해주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수용할 수 없다. 이것은 위험한 태도이다. 어떤 사람이 맡은 프로젝트가 무엇이든 간에 그 일은 그 사람의 손을 떠나서 다른 사람들에 의해서 판단되고 받아들여진다. 그때부터 그 일은 더는 그가 통제하는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들에 의해 좌우된다.

 

p296

좋은 일을 하는 것이 그것만으로 충분할 때 당신은 그렇게 하면 된다. 이게 훨씬 낫다. 다시 말해서 당신이 무언가를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할 때 그 자체만으로도 자존감과 자긍심이 충만해진다면, 그 결과의 좋고 나쁨에 관계없이 충분하다는 말이다.

그런데 에고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보상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이따금씩 실제로 보상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칭찬을 받고 보상을 받고 나면 이 둘이 언제나 함께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여기에는 이른바 '충족되지 않는 고통스러운 기대감'이 필연적으로 뒤따른다.

 

p299

세상은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아무런 관심도 가지지 않는다. 우리가 세상에 줄기차게 계속 무언가를 바라고 또 필요로 한다면, 그것은 자기 자신을 분노나 지금보더 더 나쁜 상황으로 내모는 행위로 이어질 뿐이다.

 

p319

적어도 당신이 한때의 문제를 영속적인 것으로 만들지 않는 한 대부분의 문제는 일시적인 것으로 그친다. 또한 당신의 치료가 질병의 증상을 고치는 게 아니라 질병을 더 심하게 만드는 게 아닌 한 밑바닥까지 추락한 후 회복하는 일은 불가능한 게 아니며 대단한 일도 아니다. 그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오로지 에고만이 당혹스러움이나 실패를 실제보다 더 크게 생각한다.

 

p326

이것이 위대한 사람들의 사고방식에서 찾아볼 수 있는 특징이다. 성공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기준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기준으로 삼는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든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 오로지 자기가 정한 기준을 충족시켰는지 아닌지에 대해서만 신경을 쓴다.

 

p339

웰스가 인내했던 일들은 물론 공정한 게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그는 그 일들이 자기 인생을 망치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다.

 

 

 

읽은 날: 2023. 02. 10. ~ 2023. 02. 18.

 

 

업무적으로 스스로에 대한 의심이 커져가고 있을 즈음 이 책을 읽었다. 악조건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모든 것을 다 잘못하고 있는 것만 같고, 하고 있는 모든 일들에 자꾸만 눈치를 보게 되고, 내 의견이나 생각 같은 건 필요 없지 않나, 어차피 내 생각은 다 틀렸다고 할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꽉 채우고 있었던 때였다. 굉장한 모욕을 겪고 있다고 생각했다.

 

책을 읽다 보니 의문이 들었다.

내가 받은 모욕감이 그렇게 대단한 것인가? 나는 실제로 그런 모욕을 겪을 만한 일을 했나? 만약 그게 아니라면 이 상황이 나에게 큰 타격을 주어야 할까?

내가 정말 그런 모욕을 받을 만한 일을 했다면, 앞으로 안 하면 그만이다. 내가 그런 일을 하지 않았다면, 무어라 지껄이든 무시하면 그만이다.

 

지난 일들을 돌이켜 보았다.

나는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고치면 된다. 잘못하지 않았는데 나에게 심한 말을 하는 것은 나의 문제가 아닌 그 사람의 문제다.

그렇다면 나에게 모욕감을 느끼게 하는 것은 이 상황이나 그 사람이 아니라, 이 책의 말대로라면 그것은 나의 에고다.

 

솔직히 몇 달 동안 야근과 주말근무에 시달리며 압박 속에서 일해온 것에 대한 보상을 받고 싶었고 칭찬을 받고 싶었다. 그런데 돌아온 것은 갑자기 프로젝트 끝무렵에 나타난 관리자의 앞뒤없이 질책하는 말들이었고, 남은 것은 내 성에도 차지 않는 결과물과 상처받은 마음 뿐이었다. 

하지만 '내'가 아닌 '일'을 놓고 본다면 이것이 과연 내가 보상을 바라거나 마음의 상처를 받을 만한 것인가? 잘 된 것은 잘 되게 두고, 잘못된 것은 고치면 그만인 것인데.

그저 직원 나부랭이일 뿐이라 일이 잘 된다고 내가 잘 되는 것도 아니고, 일이 잘못된다고 내가 잘못 되는 것도 아니다.

(물론 어떤 경우는 그럴 수도 있다. 일이 잘 되어서 나도 잘 되거나, 일이 잘못되어서 나도 잘못되거나.)

 

"오로지 에고만이 당혹스러움이나 실패를 실제보다 더 크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