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1 산림욕의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최근 진행된 후속 연구에 따르면, 녹지를 걷는 것은 체내 여러 계통에 직접적으로 이로운 작용을 한다. 자연 속에서, 특히 숲에서 시간을 보낸 연구 대상자들은 혈압이 떨어지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감소했으며 불안이 가라앉고 맥박도 차분해졌다. 주변에 숲이 있는 곳에서 시간을 보내면 투쟁-도피 반응과 연계된 교감신경계 활동이 감소하는 반면 소위 '자연살생세포'라 불리며 바이러스에 감연된 세포나 암세포를 파괴하는 특정 백혈구의 활동은 늘어난다. 이 같은 생화학적 변화는 한 달까지도 지속되었지만, 연구 대상자들이 도시에서 지내는 경우엔느 이런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p22 산림욕의 효과를 분석한 과학자 집단의 연구에 따르면 피톤치드 흡입은 ..
p82 자의식은 지독하다. 적어도 몇십만 년을 인류와 함께해온 끈질긴 본능이다. 우리 유전자가, 타고난 본성이 자의식을 키운다. 게다가 현대 사회는 더욱 자의식을 부풀린다. 자기 자식을 애지중지 키우는 부모들, 남들의 관심을 받기 위한 온간 SNS가 가뜩이나 비대한 자아에 펌프질을 가한다. p185 열심히 하는 듯한 느낌에 사로잡히지 말자. 자위에 불과하다. 미라클 모닝도 좋고 가끔 밤을 새워야 할 때도 있겠지만, 그게 정말 나한테 맞는 건지 잘 판단해야 한다. 사람의 뇌와 몸은 수백만 년의 진화를 거친 산물이고, 거기에 맞춘 사용법이 따로 있다. p258 배울 점이 있으면 배우고, 공연히 시빗거리를 찾지 마라. 읽은 날: 2023. 03. 02. ~ 2023. 03. 07. (정확하지 않음) 자의식을 ..
p32 자기 자신이나 세상에 대한 인식이 너무 부풀려질 때 에고는 스스로를 둘러싸고 있는 현실을 왜곡하기 시작한다. p55 에고에 휘둘려 자기가 하는 일에 감정적으로 몰입하면 이성적인 분별력을 잃어버리기가 무척 쉽다. p62 사람들은 어떤 출발점에 서 있을 때 긴장하고 흥분하며, 위로와 격려를 필요로 한다. 내가 나 스스로를 다독여보지만 여기에는 한계가 있고 그것으로 충족되지 않는다. '안'이 아니라 '밖'에서 위안을 구하려고 한다. 타인의 믿음과 확신의 말들을 듣고 싶어 한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약한 측면이다. 결국 최소한의 것을 하면서 가능한 한 밖으로부터 많은 관심과 신뢰를 받으려고 하는데, 나는 바로 이런 측면을 에고라고 부른다. p64 "단순한 잡담은 실질적인 대화를 앞지르며, 생각 중인 것을..
p39 하지만 사회에서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이 반드시 옳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모두가 당연하게 소화하는 일이라도 내가 힘들다고 느낀다면 힘든 겁니다. 내가 실감하는 감정에 다른 사람이 이러쿵저러쿵 말할 권리는 없습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해 누가 더 힘든지 따지는 일은 아무 의미 없습니다. p100 '나는 옳다'고 믿고 싶은 마음. 누구도 응원해준 적 없던 은거 생활을 하는 저로서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특히 마음이 약해질 때는 옳음이라는 것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보일 때가 있습니다. 마치 나를 보강해주는 것처럼 느껴지거든요. 그러나 옳음을 증명하려고 틀린 뭔가와 비교할 필요가 있다는 말은 반대로 나의 옳음을 위해 언제나 틀림을 찾아야 함을 의미합니다. 저의 경우를 예로 들면, 은거 생활처럼 적게 벌고 작게..
p11 마음으로 듣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말하는 사람의 심정과 처지에서 듣는 것이다. 듣고 나서 자신이 해줄 수 있는 일을 찾아 해주고, 그것을 생색내지 않는 것이다. p11 나도 아들의 말을 그렇게 들으려고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 들어주기보다는 가르치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아들의 말을 자르고 끼어들기 일쑤다. 아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아비의 마음이라 여기지만, 사실 내 입장이다. p27 남의 고통과 어려움을 대신할 수 없듯이, 위로도 남이 대신 해줄 수 없다. 자기를 위로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 결국 우리 모두는 자기 안에서 스스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 타인은 다만 그것을 도울 뿐이다. p31 회사 다닐 적 '헬리콥터 뷰'를 가지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회장이나..
p125 하늘이 낸 것 같은 천재도 성공의 절정에서 세상의 인정이나 갈채를 한 몸에 받는다 해도 그 성취감은 순간이고 그 과정은 길고 고됩니다. 인생도 등산이나 마찬가지로 오르막길은 길고, 절정의 입지는 좁고 누리는 시간도 순간적이니까요. 이왕이면 과정도 행복해야 하지 않을까요. 인생은 결국 과정의 연속일 뿐 결말이 있는 게 아닙니다. p149 세상이 아무리 달라져도 사랑이 없는 곳에 평화가 있다는 건 억지밖에 안 되리라. 숨결이 없는 곳에 생명이 있다면 억지인 것처럼. p175 큰딸도 좋은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 결혼했다. 그 직장에선 결혼한 여자는 사직해야 된다는 야만적인 규칙 같은 건 없었지만 임신하고 출산이 임박하자 사직을 안 할 수가 없었다. 아이를 누가 기르느냐가 문제였다. 시댁은 시골이고 아무..
p9 불의를 불의라고 말하는 것이 금지된 시대에 사람들은 분노를 내장에 쌓아두고 살았다. 전두환의 시대가 혹독했다 하나 사람들을 한데 묶는 의기가 벌써 솟아오르고 있었다. 유신시대의 젊은이들은 자기 안의 무력한 분노 때문에 더욱 불행했다. 그래서 나는 요즘 대학생들의 편에서 박정희를 가장 훌륭한 대통령으로 존경한다는 말을 들으면 저 우체국 창구를 뛰어넘을 때와 같은 충동을 다시 느낀다. 학생들의 입장에서라면, 한때의 압제와 불의는 세월의 강 저편으로 물러나 더이상 두려울 것이 없으니, 그렇게 어떻게 이루어졌다는 성과를 두 손으로 거머쥐기만 하면 그만일 것이다. 과거는 바로 그렇게 착취당한다. p17 현실을 현실 아닌 것으로 바꾸고, 역사의 사실을 사실 아닌 것으로 눈가림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상상력이 뛰..
p23 "알다시피 사업계획서란 현실과의 첫만남에서 휴지조각이 되고 맙니다. 하지만 계획을 세우는 훈련 자체를 통해 문제에 대해 충분히 생각하고 그 과정에서 일종의 정신적인 안정감을 얻습니다. 그러고 나서야 알게 되는 거죠. 이 손잡이를 누르면 여기의 이것이 움직이고 저 손잡이를 누르면 저게 움직이는 거구나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그게 첫 단계죠." p62 똑똑함은 재능이고 친절함은 선택이죠. 재능을 얻는 건 쉽습니다. 그저 주어지는 것이니까요. 선택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조심하지 않으면 자신의 재능에 현혹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게 되면 재능이 선택을 망칠 수도 있습니다. p98 마틴 배런은 언제나 뉴스룸에서 더없이 중요한 점을 지적할 것입니다. "행정부는 우리와 전쟁 중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
p22 나는 사람들이 '국가'나 '국익'이라는 '큰 이야기'로 회수되어가는 상황 속에서 영화감독이 할 수 있는 일은 그 '큰 이야기'(오른쪽이든 왼쪽이든)에 맞서 그 이야기를 상대화할 다양한 '작은 이야기'를 계속 내놓는 것이며, 그것이 결과적으로 그 나라의 문화를 풍요롭게 만든다고 생각해왔다. 그 자세는 앞으로도 변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여기서 새삼 선언해두고 싶다. p23 작품에서 만든 이의 어떤 메시지를 수신해 그것을 확산하는 일이 자기네 사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정말이지 성가시다. 본인들은 대단히 진지하며 어쩌면 경향적으로는 나와 비슷한 사상과 신조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작품을 메시지를 옮겨 나르는 그릇으로만 보는 태도에서는 작품을 매개로 풍성한 커뮤니케이션이 확산되는 일은 아마 바..
p24 성인이 되어 두려움을 느끼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 별로 없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겁이 날 일 자체가 별로 많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일은 어떻게든 해결될 터이고 사소한 일에 몰두해봤자 부질없다는 것을 사람들은 안다. 젊은 시절 끊임없는 집착과 두려움의 연속을 벗어나 넓은 시야를 갖추는 것, 그것이야말로 나이듦의 장점 중 하나다. 두려움에서 해방돼 나쁜 점이 하나 있다면 정말로 두려움을 느꼈을 때 이젠 그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철저히 체감하게 된다는 것이다. 읽은 날: 2021. 07. 10. 책모임: 2021. 08. 01. 파묻힌 거짓말의 다음 이야기! 음 시작부터 약간 충격적이었달까 그분이 그렇게 죽었을 줄은...! 끝까지 재미있게 읽었다. 두근두근 이런 느낌은 아니고 그래서 누군데? 누..